1996년 아침에 기절했다가 진단 받은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아 이걸 꼭 고쳐야겠다 하고 마음먹는게 2001년 이었다.
갑상선 진단을 받고 처음 갔던 병원에서 한달치 약을 받아다가 두달을 먹고 안가고 아빠가 다니던 양재동 한의워에 가서 약도 지어 먹어보고(적어도 3개월 이상 먹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1달분 먹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포기) 아산병원에도 가서 진료를 봤다.
지금은 대학병원 의사 선생님이나 간호사 선생님들이
환자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시는 반면
20여년 전에는 진료 시간 1분동안 의사선생님이 뭐라뭐라 얘기하시고 질문이라도 할라치면 다음분 기다리신다는 말로 거절당할 때여서 1분여 동안 일방적으로 들은 얘기는 꽤 충격적이었다.
진단 받은지 오래 되어 기능항진이 되었다가 기능 저하가 되기도 해서 만성이라고 뭐하러 약을 먹냐며
방사선 동위원소를 하고 죽을때까지 하루 한 알씩 약을 복용하라고...
20대 중반 결론도 안한 아가씨한테는 꽤 충격적으로 들려서 한동안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만 하다가
근무하던 학원 옆 내과에 다른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운명의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얼마전 혹시 아직도 진료 하시나 하고 찾아보니 그 자리에서 여전히 병원을 하고 계신다. 꼭 한 번 찾아가 봐야지..)
동네 중간 크기의.내과였는데 과가 이것저것 적혀있길래 혹시 갑상선도 진료하세요? 라고 질문하며 꽤 오래 상담을 받았다.
차분하게 다 들어주시고 아산병원에서 진료받은 얘기를 했더니 막 화를 내셨다.
왜 젊은 사람한테 방사선 치료를 권하냐고...
얼마든지 약으로 고칠수 있다고...
1년 반 동안만 나 믿고 약 잘먹을 수 있냐고 하시길래
알겠다고 약속하고 병원에가서 한 달에 한 번 피검사를 하고 약을 처방 받았다.
6개월 정도 지나서 고혈압 약을 끊고 의사 선생님이 얘기한 것 보다 3~4개월 일찍 갑상선약도 끊었다
1달후에 피검사 하러 오라고 해서 갔는데 정상
또 3개월 있다가 오라고 하셔서 갔는데 정상
1년 있다가 오라고 해서 갔는데 정상
그리고 얘기 하신게 갑상선은 재발이 10년차쯤에 잘 되니까 1~2년에 한 번은 어느 병원에 가서라도 검사 한 번씩 받아보라고 다 나았다고 하셨다.
그리고 2021년까지.나의 갑상선은 정상이다.
갑상선약 부작용 중 하나가 가려움 증이라 지르텍을 하루에 한 알씩 먹었는데 이 약은 진짜 끊기 어려웠다
저녁만 되면 손가락과 발 그리고 어쩔땐 머리속까지
너무너무 가려워서 갑상선 완치 후 1~2년에 거쳐 조금씩 줄이고 하루 한 알 먹던 걸 2일에 한 알 먹고 이런식으로해서 간신히 끊었다.
혹시 갑상선에 이상이 있는 분들은 시간끌고 방치하시지 말고 괜찮은 의사 선생님을 수소문해 빨리 완치하시길 바랍니다.
오래 놔두면 만성이 되어 기능 항진이다가 기능 저하가 되기도 해서 몸이 더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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