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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리뷰

식빵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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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는 1991년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1949년에 태어나셔서 1991년 돌아가셨으니 42세에
..지금 내 나이보다 더 어릴때 돌아가셨다.
엄마와 같이 산 기간보다 없이 산 기간이 더 길어서인지 큼직한 이벤트 외엔 별로 기억이 없다.

며칠 전부터 식빵이 먹고 싶어 살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한 봉지를 사다가 빵 봉지를 열었는데
식빵냄새가 확 나면서 갑자기 영화장면처럼 옛날 일들이 생각이 났다.

엄마는 간식으로 고구마 감자 옥수수 이런 것들을 챙겨 주셨는데 간혹 제과점에서 파는 식빵(아주 기다란 것)과 옥수수마가린을 사다가 간식으로 주시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나 동생이 먹고 싶어서 사달라고 한 적이 없는 것 같으니 분명 엄마가 좋아해서 사는 거였다.

"식빵에 마가린 발라줄까?"
"아니. 싫어"
"이따가 배고프다고 하지 말고 하나만 먹어봐"
"그럼 반만 줘"
식빵에 마가린을 두껍게 바르고 설탕을 촥촥촥 뿌리고
반으로 접어 주면 손으로 받아서 냠냠 먹는다.
분명 먹기 싫다고 반만 먹는다고 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면 3개째 먹고 있는 나.

식빵 냄새처럼 저절로 엄마를 기억나게 하는 것들.
빠다코코넛 비스킷.
샤브레
밀크커피와 에이스 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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