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난소암 1년 투병기 -7월29일

728x90
반응형

2021년 7월29일.
아침부터 아랫배가 살짝 아프길래 배란통이 심한건가? 생각하고 잘 먹지 않는 진통제 한 알을.챙겨 먹으니 실짝 괜찮아 지길래 출근을 했다.
2시 수업 끝내고 3시 수업을 시작하는데 허리를 펼 수가 없어 아이들 문제풀이를 시키고 엎드려있다가
더 늦으면 병원도 못 갈 것 같아 영어 선생님 한 분께
수업을 맡기고 평소 다니던 한의원에 가서 진료를 보고 치료를 받았는데 한의사 산생님이 아무래도 이상하니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를 한 번 보라고 했다.
평소 같았으면 분명 학원으로 복귀해 수업을 하고
집으로 갔을텐데...
그날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반쯤 가다가 차를 돌려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를 봤다.
젊은 남자선생님이 소견서를 써주며 아무대학병원이나 응급실로 가라고 빨리.가보라고 이렇게 아픈 건 정상이.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한쪽 난소에 뭔가가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가 엄청 심하던 2021년 여름.
생애 2번째 응급실.
(첫번째는 2017년 디스크가 터진날)

너무 아파 운전하면 안 될 것 같아 집에 차를가져다 놓고 택시타고 가려는데 남편에게 전화가 오고
조퇴하고 온 신랑차를 타고 응급실에 갔는데 2~3시간 대기하는 동안 아픈게 가라앉았다.
그런데 의사쌤이 검사를좀 해 보잔다.
mri도 찍고 피검사에 뭐에....
그렇게 가게 된 병원에서 몇 날을 금식하며 이 검사 저 검사를 해본 결과 난소암인 것 같다며
난소암은 개복하기전에는 얼마나 진행이 된 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수술실에 들어가 조직검사를 맡기고
30분 후 결과가 나오면 수술범위가 어찌될 결정될 거라고 했다.
(이때 ca 125..수치가 355)

8월 11일 개복수술
잘 기억나지 않지만 수술을 꽤 크게했다.
한 이틀 누워있다가 그.담날부터  병원을 걸어다녔다.
하루 만보를 걷겠다고..

장석준 교수님이 수술을 아주 잘 해주셨고
수술전에 다른장기로 전이가 있는지도 꼼꼼히 확인해 주셨고 수술중 림프절도 확인했는데 전이는 없다고 하셨다.
항암은 6차까지 해야한다고 하셔서
8월31일부터 12월말까지 6번을 했다.

2022년
3월31일 학원을 그만두었다.

1998년 2월 학원강사를 시작해 아이낳고 1번
디스크.파열됐을때 한 번 1~2달 쉰걸 제외하면 일을 그만둔건 처음이었다.

매일 하루 3끼를 챙겨먹고
매일 1시간 이상 운동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민트와 놀아주고
잠깐씩 나가서 볼일을 보고 들어온다.



항암이.끝나고 벌써 7개월이 지났다
2번 ct와 피검사를 했는데 모두 무사통과.
병원에서 처방 받았던 손잘저림약 가바펜틴도
모두 끊었다.
(의사쌤에게 허락 받고^^)
학원일을 안하니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모든 스트레스의 근원은 내 욕심때 문이다.
애들 관리도 잘해야지...
홍보 더 해서 더 모아야지...
이번시험 성적 잘 나오게 해야지...
물론 일을 하자면 꼭 필요하지만 욕심이 과해져 스스로를 괴롭히는건 큰 부담이다.
그런 욕심들이 없어지니 주변도 보이고
더 많이 웃고 잠도 잘 잔다.

10cm도 안 되게 작은 율마를 4년을.키워놨는데 작년 8월 수술때문에 한 달동안 신경을 못 썼더니 가지속이 타버렸다.

4~5명 과외는 하고 있지만 크게 욕심 안부리고
마음 편하게 하고있고 내 몸은 점점 건강해져가고 있다.

작년일을.생각해 보면 어찌나 다행한일인지...
우연히 난소의 혹 때문에 배가 아파 병원에 간 것도
차를돌려 산부인과에 가서 초음파를 한 것도
그날 응급실에 간 것도
모든것에 감사한다.
그날 배가 아프지 않았다면...한의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갔더라면...저녁때 배 아픈 것이 가라앉아 큰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
아마도 훨씬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아차렸을 거다.
지금도 학원에서 아이들 방학 시간표 짜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을지도...
1년동안 이 모든 일이 감사한다.






728x90